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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부심있는 사람에 대한 생각일상에 대한 생각/음주 2020. 6. 16. 18:22
대학, 동창회, 회식 등 술자리의 기회는 진짜 많다. 술자리 모임을 가지면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빠질 수 없는 대화 주제 중 하나가 '주량'인데, 나 같은 경우 같은 테이블에 있는 사람의 주량을 물어보고, 그 사람 주량에 맞게 술을 따르며 함께 취해간다. 같이 마시다가 한 사람 먼저 취해서 가버리면 여러모로 골치 아프니까.. ㅋㅋ
근데 꼭 자신의 주량이 강하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진짜 강해서 사실 그대로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허세가 섞여 흔히 술부심이라고 하는 단어를 겉으론 하지 않더라도 듣는 이가 이 단어를 떠올리게끔 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말할거다
1. 주량이 강한데 강하다고 하는 사람
2. 주량이 약한데 강하다고 하는 사람
3. 주량이 강한데 약하다고 하는 사람
4. 주량이 약한데 약하다고 하는 사람.
1. 주량이 강해서 강하다고 하는 사람
뭐 나쁘지 않다. 어릴 때부터 우린 배웠지 않나? 거짓말은 나쁜 것이라고 물론 크면서 거짓말도 좋은 것이라는 걸 깨닫지만, 어쨌든 사실이고 반박할 여지가 없다. 이런 사람들은 대게 술자리를 좋아하고 빠지는 경우가 없다. 술자리에서 술을 잘 마신다? Wow 매부 좋고 누이 좋고 너 좋고 나좋고 다 좋다. N빵 하는 입장에서는 자신은 개이득이다. 똑같은 돈 내고 술 더마 시니까. 못 마시는 입장에서는 별로일 수 있지만, 옆자리에 앉아봐라. 주량이 강하니까 술을 맥여도 된다는 '명분'이 생기므로 마음껏 맥이는 쾌감은 엄청나다. 강한 사람이 남자고 맥이는 사람이 여자일 경우에는 '공생관계'를 떠나 그 테이블 자체에 엄청난 재미를 선사하므로 매우 좋다. 하지만 단점이 있는데, 첫 번째는 당연 돈 문제니 넘어간다. 두 번째는 한 72%의 확률로, 자신의 강한 주량을 이용한 술배틀이라는 미개한 게임에 맛을 들려 술자리의 재미를 잘못 배우는 경우다. 뭐 원래 말발이 좋은 사람이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술이 없는 식사자리에서는 즐거움을 찾지 못하는 마치 취권 고수에게 술이 빠진 모양이 된다. 대학교 때는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하지만, 나이가 들었을 경우 X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잦은 술자리와 술에 대한 재미가 있기 때문에, 넓은 인간관계를 가질 수 있지만 깊지는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라.
2. 주량이 약한데 강하다고 하는 사람
솔직히 말해서 나가 뒤지면 좋겠다. 뭐 콘셉트가 이거면 뭐라 안 한다. '내 주량이 8병이야~~!!' 하며 반 병 마시고 취하는 모습을 보이며 웃기는 경우의 사람은 예외다. 재밌으니 말이다. 뭐든 재밌으면 누가 뭐라 하겠냐? 근데 대체로 이런 사람의 82%는 그냥 X 같기 때문이다. 이 82% 중 96%는 취한 후 민폐를 부리는 경우다 대다수다. 예를 들어보자. 주량이 강하다길래 술을 같이 마셨더니만 갑자기 토를 한다거나, 욕을 한다거나, 쓰러져서 집까지 데려다줘야 한다거나... 하 너무 많이 봐서 내가 다 화딱지가 벗겨지고, 고름이 나온다. 장점과 단점을 말하면, 단점은 너무 많으니 장점부터 말하겠다. 만약 이 사람이 재수가 없는 사람이면 골려먹기 딱 좋다. 그냥 맥이고 혼자 고통받고 있으면 버리고 가면 된다. 그럼 나머지 사람은 너무 재밌다. 그럼 단점이다. 거의 전부다 단점이다. 자칫 분위기를 망칠 수 있고 등등.... 너무 뻔하다. 특징을 말해보자면 대체적으로 재미있고 싶은 사람인데 재미없는 사람일 확률이 높다. 어떻게든 자신을 포장하려고 한다. 내가 쌔보여서 가오를 잡는 건지, 이만큼 마실수 있으니 너네랑 충분히 놀 수 있다는 생각인지, 나를 편하게 가지고 놀아도 돼요~라는 생각인지 도통 알 수 없지만 개 같은 건 맞다. 중고등 학교 시절 친구들과 잘 못 어울렸을 확률도 있다. 눈치가 없는 사람들이 보통 이렇기 때문이다. '눈치'란 단어 안에는 많은 것이 들어간다. 재밌는 것과 아닌 것을 아는 능력, 전체 분위기를 파악하는 능력, 술잔을 부딪힐 타이밍을 아는 능력, 상대방이 기분 나쁨을 파악하는 능력 등등.... 이런 것이 떨어지니, 무턱대고 주량으로 들이미는 것이다. 만약 이에 해당하는 사람이 이 글을 읽었다면 내가 충고해주겠다. 예능이나 BJ를 보며 어떤 말에 사람들이 웃는지, 왜 욕을 먹는지 한번 '연구'해봐라. 우선 주량부터 솔직하게 말하고, 겸손해져라. 그렇게 '연구'와 '겸손'을 갖추었다면 최대한 모임을 나가며 '감'을 잡아라. 힘들겠지만 파이팅이다. 짜식! ㅋ
3. 주량이 강한데 약하다고 하는 사람
이런 경우는 다른 방면으로 봤을 때 X 같은 사람인데, 왜냐면 변태 같은 습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왜냐? 자 술자리 모임을 갔다고 해보자. 서로의 주량을 얘기하고 그에 맞게 술을 마시다가 이야기가 재밌어지고, 술이 늘어나다 보니 한두 명씩 취하고, 몇몇은 완전히 취해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정작 자기는? 멀쩡하다. 그렇게 주변인의 웃긴 모습을 하나둘씩 보다가, 덜 취한 사람을 발견한다. 이때부터 시작이다. 내가 봤을 때 60%는 이런 사람들을 맥인다. 살짝 취하고 상대방이 자신도 조금 취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같이 마시다가 정작 본인은 조금 취하고 상대방은 정말 취한다. 물론 다음날 일정이 있어서 주량을 줄여서 얘기하거나, 취하는 걸 싫어해서 일부러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말했다. 60%는 이런다고. 그렇다면 넌 40%에 들어가는 사람이겠지. 이러한 전략은 2~3번까지만 효과적이다. 그 이상이 되면 주량이 들통나기 때문이다. 주변에 이런 사람을 봤는데, 소름이 돋았다. 내가 취해서 기억한 장면으로는 상대방을 취하게 만든 뒤 혼자 웃고 있는 모습이 사이코패스처럼 보였다. 장점은 술자리가 끝나도 덜 취한 상태로 가볍게 집에 갈 수 있다는 것. 단점은 가끔 자신이 더 마시고 싶은데, 상대방이 너무 마시지 말라고 말리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솔직히 이거 단점도 아니다. 이런 종류의 사람이 난 제일 무섭다. 조심하자.
4. 주량이 약한데 약하다고 하는 사람
이런 경우는 쫌 불쌍하다. 약한 걸 어쩌겠냐. N빵 하는 자리에서 손해 보는 사람이 대게 이런 경우다. 흔히 대학교 신입생 때 자주 참여하다가 1학기가 끝나갈 때쯤 사라지는 부류다. 왜 요즘 안 나오냐고 물어보면 술 마시는 게 힘들고, 돈이 아깝다고 하는 경우가 95%쯤 된다. 5%는 CC의 피해자이거나 왕따이다. 이 부류의 사람들은 항상 재물이다. OT, MT, 술자리 등 퍼스트로 가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이들이 죽고 나면 본격적인 술자리가 시작되는 게 대부분이다. 모임에서 짬이 차거나, 말로 조져버리는 캐릭터의 경우 오랫동안 연명하며 술자리를 즐기는 경우가 간혹 있다. 그래도 돈은 아깝다. 사람들이 취했을 때쯤 안주를 시키고 마구마구 먹기를 바란다. 장점은 솔직히 없는 것 같다. 사회는 술을 어느 정돈 마셔야 한다.... ㅠㅠ 뭐 불나방 캐릭터라면 시작하자마자 일부러 들이 붇고 모든 이의 웃음을 산 뒤 장렬하게 전사하는 임팩트 정도는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단점은 쫌 많다. 술도 못 마시는데 n빵이면 똑같이 돈 내고(특히 mt), 사람들 취했을 때 벌어지는 재밌는 광경도 못 보고, 취해서 하는 진진 한대화를 가질 경우도 적고, 그 특유의 정신 나간 분위기 개소리에도 장단을 맞춰주는 분위기에 적응을 못할 수도 있다. 후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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